Baby, darling 베이비, 달링
기획전시, 서울상상나라
Tactile Sculpture & Installation, 2025-2026
이 전시는 태아기와 영아기, 인간이 세상과 처음 관계 맺기 시작하는 그 시점의 본능적인 생명력과 감각을 조명한다. «Baby, Darling»의 조형물들은 관객이 몸으로 다가가 만지고 눕고 뒹굴기 전까지, 이 작업들은 아직 잠들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 이 전시는 작품이 놓인 공간이 아니라, 관객이 다가서는 순간 비로소 완성되는 하나의 관계, 하나의 풍경을 지향한다.
전시장에 놓인 메인 작업은 영아의 장난감을 모티브로 출발해 3미터 가량의 3개의 셋트로 구성된다. 다양한 촉감의 패브릭으로 만든 바닥과 그 위에 놓인 크고 작은 오브제들은 관객의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이끈다. 천장에서 낙하하는 모빌은 관객이 줄을 잡고 흔드는 순간 소리와 움직임을 통해 공간의 청각적·시각적 층위를 변화시킨다. 낮게 배치된 5점의 회화와 작은 조명 역시 관객의 시선을 낮은 위치로 유도하며, 공간과 관객, 작품과 관객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좁힌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관람을 넘어, 아기를 동반한 양육자들 사이의 유대, 혹은 아기들의 본능적인 호기심이 매개하는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확장된다. 관람객들은 사회적 관습과 교육을 통해 체득된 관계의 형식을 내려놓고, 서로를 감각하며 각자의 ‘아기 시절’이라는 생애 초기의 시간을 회상하거나 자신을 보호했던 존재와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더불어 본 전시는 실천적 베리어프리(Barrier-free)로 많은 전시 공간에서 소외되었던 ‘수유 공간’을 전시장 한켠에 임시로 구축함으로써, 양육자와 아기가 사회적 제약 없이 온전히 전시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였다.
토마스 R. 버니(Thomas R. Verny)의 이론처럼 ‘아기는 모두 알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본 전시는 아기라는 시간을 경유해 인간 존재의 순수한 실재와 타자와의 근원적 일체감을 재확인하는 환희의 장이 되고자 한다.